코로나19, 부의 불평등 완화시켰나
팬데믹 기간인 지난 2년 동안 미 전역 하위 50% 가구의 자산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부의 불평등이 완화됐다는 해석도 있지만, 이런 평가는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추정치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순자산 16만6000달러 이하 가구(하위 50%)의 총자산이 2021년 현재 지난 20년래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50% 가구 총자산은 3조7300억 달러로 팬데믹 2년 동안 2배가 됐고, 2011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이 됐다. 하위 50%의 가구당 평균 자산은 2019년 말 3만378달러에서 2021년 말에는 5만7346달러가 돼 88.8% 증가했다. 이는 상위 1%, 차상위 9%, 중산층 40% 가구의 자산이 같은 기간 동안 25~40% 내외 증가한 것에 비해 큰 상승폭이다. 하지만 2배로 증가한 가구당 평균 자산이 6만 달러에 못미쳐 중산층 40%(상위 10~50% 구간)의 평균 자산 75만4000달러와는 큰 차이가 난다. 이러한 하위 50% 가구의 자산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구호자금 배포와 최전선 대면 직종을 필두로 한 노동시장의 활황세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중 현금지원, 특별 실업수당, 렌트 지원 등 각종 정부구호금을 받은 사람들은 지원금 중 일부를 저축한 경우가 많았다. 이같은 사례는 소상인 지원을 받은 자영업자들에게도 찾아볼 수 있다. 특별실업수당 등 팬데믹 지원이 끊기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노동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급여 인상, 고용조건 완화, 특별 수당 지급 등을 앞세운 구인광고가 넘쳐나고 예전보다 높은 임금의 직업을 구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수레시 나이두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자산 증가세가 다른 계층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향후 1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저임금 노동자의 일부는 중산층으로 계층 이동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가 진정한 부의 불평등 완화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자산 하위 계층이 보유한 팬데믹 기간중 증가한 자산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는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이미 이들의 임금 인상분이나 자산을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파리경제대학 토마스 피케티 교수는 “가난한 사람들이 급진적 정책 변화 없이 부를 축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하위 50%의 부의 총량은 항상 5% 미만이었다”고 말했다. 장은주 기자코로나 불평등 자산 증가세 가구 총자산 자산 하위